희곡을 연극으로 만들려고 할 때 이런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무대는 어떻게 만들지?
리허설 시간이 충분할까?
배우들이 모두 의상을 갖췄는지 누가 확인하지?
성공적으로 연극을 만들기 위해 단계별로 챙겨야 할 것들을 알아봅니다.

앞으로 4-6개월은 한 작품에 깊이 빠져들어 시간을 보내야 할 겁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했다면 그 시간이 아주 가치 있을 겁니다. 작품을 고를 때 언어, 역할 수, 주제와 스타일이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적합한지 확인하세요.

아래 샘플 목록이 있습니다. 옆에 이름을 쓰세요. 한 사람 이름이 세 번 이상 쓰였다면 팀원을 늘려 업무를 나눠야 합니다. 동원할 수 있는 인맥 가운데 해당 작업을 전문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살펴보세요. 평소 조명 디자인, 목공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 당신 제안을 받으면 아마 깜짝 놀랄 거예요.

음향, 조명, 소품, 의상 등에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디렉터로서 디자인 과정을 주도해야 합니다. “프리프로덕션”이라고도 하는 리허설 전에 모든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으로 시작하세요. 모두로부터 공연의 전체 느낌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하세요. 그룹 미팅도 좋고 일대일 미팅도 좋습니다.

오디션을 위해 배우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세요. 가장 좋은 건 제작 중인 공연의 한 장면을 발췌해 설명하고 그 부분을 연기하도록 하는 겁니다. 저는 두 사람이 대사를 주고받게 하고 그가 역할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다이얼로그는 1쪽 분량이면 적당합니다. 그 절반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독백으로 대신해도 되지만 제가 선호하는 방식(다이얼로그)이 누가 역할에 가장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더 알맞을 겁니다. (예기치 못한 즐거움도 있을 거예요.)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 구인 구직도 가능합니다.

연극 전문 웹진 <Otr>에서 운영하는 오디션 공고 게시판입니다.

공연 스크립트 전문 플랫폼입니다.

공간에 컴퓨터나 책상이 있다면 깔끔하게 정리하세요.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우가 컴퓨터실이 아닌 오디션장에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오디션에는 프로듀서, 연출, 안무가, 음악 감독, 리더(reader)가 참석해야 합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은 최소한의 스태프 앞에서만 오디션을 봅니다. 배우가 다른 배우들 앞에서 오디션 보게 되는 상황은 만들지 마세요. 팀의 목표는 역할에 최적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겁니다. 모든 배우가 오디션에서 역량(외모보다 훨씬 심오한, 배우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본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최적의 캐스팅을 위해서요. 그게 감독, 안무가, 음악 감독의 역할입니다. 

프로듀서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프로덕션 캘린더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허설”, “장면 2/3까지 완료”, “드레스 리허설” 같은 특별한 계획을 기록합니다. 물론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엔 잘 설계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리허설 첫날 이 캘린더(배우들이 일정과 목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를 팀원들에게 나눠 주세요.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표시된 문서와 함께요(모든 팀원의 역할이 표시돼 있어야 합니다). 출연 및 장면 목록(각 장면에 누가 있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대본, 악보, 계약서를 포함한 기타 필요한 서류들이 공유되어야 합니다.

공간은 깨끗하고 정돈돼 있어야 합니다. 의자를 충분히 갖추세요. 모두에게 의자가 할당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소지품이나 물 같은 걸 둬야 하니까요. “이 배우들은 바닥에 앉는 걸 좋아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자신의 물건을 둘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공간을 관리하기도 더 쉽고요.

여기서 배를 안내하는 건 연출의 임무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배우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리허설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야 합니다.

7-25세 배우들과 작업할 때는 명확한 목표와 기대치를 설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는 무대화 초기에는 배우들이 대본에 의존하도록 합니다. 연출 내용을 메모하게 하고요. 하지만 다음번 같은 장면을 리허설할 때는 모든 배우가 대본을 손에서 놔야 합니다. 배우들은 대사와 지문을 외워야 하죠. 대본 리딩 바로 다음 날 리허설을 한다 해도요. 기한을 정해 놓고 일시에 대본을 손에서 놓게 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낫습니다. 그래야 배우와 연출가가 실제로 연기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리허설 도중에 배우에게 여유 시간이 생긴다면 배우에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대사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공연 음악을 녹음하거나 듣는 게 아니라면 리허설룸에서 휴대폰 사용은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현재 작업에 전적으로 몰두해야만 하는 리허설룸에선 집중력이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 시간을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을 하는 대신) 충실히 보낸다면 훌륭한 배우가 될 거예요.

하나의 장면을 연출할 때 필요하다면 전체 장면을 중단하고 조정하세요. 그런 다음 대본 없이 그 장면 전체를 실행합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전 장면으로 돌아가 연습을 두 번 정도 반복하고 두 장면을 연결하기 위해 한두 번 더 연습합니다. 한동안 앞 장면을 연습할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래도 그동안 해 온 좋은 작업은 어디 가지 않아요. 그걸 믿고 다음 차례에 하게 될 작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세요. 배우와 연출은 작업을 하면 할수록 공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배우들이 자신의 목표를 숙지하고 있으면 공연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이 과정을 즐기세요!

긍정적인 태도, 강력한 리더십, 리허설 목표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다면 배우들은 그에 부응해 전 과정을 잘 따라갈 겁니다. 배우의 성공 여부는 연출에 달렸습니다. 연극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즐기는 재능 있고, 박식하고, 조직력 있고, 영감을 주고받는 사람들로 구성된 단합된 팀이 배우를 이끌 때 그 에너지는 전염됩니다. 불안과 스트레스 대신 즐거운 느낌을 전달한다면 배우들은 그 기운을 무대로 가져갈 거고, 공연은 성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