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 극작 초기에 형 대니와 함께 글을 썼죠. 당신보다 여덟 살 많았나요?
닐 사이먼 : 여덟 살 반.
그로스 : 네, 당신은 그가 형이면서 아버지였다고 쓴 적 있죠. 그는 형이자 멘토였습니다. 당신 아버지는 가족을 떠났다 돌아오길 반복했어요. 여덟 번 정도 그랬던 것 같은데?
닐 사이먼 : 맞습니다.
그로스 : 아버지가 그렇게 들락날락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나요?
닐 사이먼 : 끔찍했죠. 내 삶이 일종의 요요처럼 느껴졌어요. 어머니는 그가 언제 돌아올지 몰랐습니다. 그가 돌아오면 온 세상이 밝아졌어요. 그가 우리를 위해 돈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집세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의미했거든요.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꼈고, 어머니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가장 끔찍했습니다. 그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게 됐죠. 내 성격 대부분이 그 관계에서 형성되었을 겁니다. 그 때문에 가끔 불안을 느낍니다. 그게 바로 내가 다시 글쓰기에 빠진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야만 스스로를 지탱하고 구원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로스 :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어머니께서 가족을 부양하느라 바빴겠군요.
닐 사이먼 : 네, 뭐, 어머니는 교육을 받은 분은 아니었어요. 직장을 구할 수 없었죠. 어머니는 친척들에게서 돈을 빌렸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마침내 우릴 위해 한 일은 결과적으로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두 남자를 집에 데려왔습니다. 그들이 어머니의 침실을 차지했고 어머니는 거실 소파에서 잤어요. 형과 나에겐 방이 있었지만요. 그들은 도축업자였고, 방세는 대부분 고기나 양갈비로 지불했어요. 그들과 함께 앉아 식사하는 건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로스 : 왜죠?
닐 사이먼 : 좀 낯설었어요. 그들은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들이었고, 영어는 약간만 할 줄 알았어요. 그나마도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내 아버지가 아니었죠. 내 집에 있다는 생각이 안 들고 내가 그들 집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로스 : 어머니 세대에 유대인 어머니의 전형을 당신도 알 겁니다. 소유욕 강하고 무척 신경질적이죠, 그렇죠? 내 생각엔 당신 어머니도 무척 바빴을 것 같은데...
닐 사이먼 : 그랬어요.
그로스 : 그 전형에 맞추느라...
닐 사이먼 : 아니요, 어머닌 전형적인 타입은 아니었어요. 어머닌 달랐습니다. 형은 –난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했지만- 우리가 처음 쓴 독백을 어머니께 읽어 드렸어요. 어머닌 그저 웃으셨죠. 형은 “독백의 의미를 이해하는 거예요?” 하고 물었어요. 어머닌 “아니, 모르겠어”라고 했습니다. 형이 물었죠, “그럼 왜 웃는 거야”, 어머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쎄, 네가 좋아하는 게 난 좋구나.” 어머니는 정말 멋진 일을 한 거예요. 그게 작가로서 우리를 북돋운 건 아니지만 그런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이 우릴 고무시켰으니까요. (중략)
↓대니 사이먼(왼쪽)과 닐 사이먼(오른쪽) 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