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열린 무대, 세계 최대 예술 축제
매년 8월, 3주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 예술 축제입니다.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문화 회복을 목표로 창설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한 8개 극단이 무단으로 찾아와 도시 곳곳에서 공연을 올리며 ‘프린지(Fringe)’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
공식 프로그램의 바깥, 변방(Fringe)에서 벌어진 이 자발적 움직임은 곧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상징적 무대로 자리 잡습니다. 1958년에는 참여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정보와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프린지 협회(Fringe Society)”가 창설되었습니다. ‘심사 없는 개방형 페스티벌’이라는 원칙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린지는 장르에 제한이 없습니다. 연극, 무용, 코미디, 음악, 퍼포먼스, 거리극 등 어떤 예술도 환영입니다. “이야기가 있고 공연할 공간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정신은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도전과 실험의 장을 제공합니다.

1947년 프랑스 배우이자 연출가 장 빌라르(Jean Vilar)가 창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연극 축제 중 하나입니다. 
시작은 예술 장르 간 우연한 협업이었습니다. 빌라르는 T.S. 엘리엇의 《대성당의 살인》을 교황궁(Palais des papes)에서 공연해 달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세 편의 새로운 작품을 무대화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2세》, 폴 클로델의 《토비와 사라》, 모리스 클라벨의 《정오의 테라스》!
이렇게 시작된 첫 페스티벌은 현대 희곡과 잊힌 고전을 소개하는 장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이제 페스티벌이 열리는 7월, 아비뇽은 세계 각지의 관객과 창작자들이 모이는 거대한 ‘공연 도시’로 탈바꿈합니다. 공식 프로그램뿐 아니라 수백 편의 자유 공연(Off Festival)도 함께 진행되며, 도시 전체가 연극 무대가 됩니다. 3주 동안 1400회가 넘는 공연이 펼쳐지므로 훌륭한 연극을 감상할 기회가 끊이지 않습니다.

스트랫퍼드 페스티벌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트랫퍼드에서 매년 열리는 연극 축제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품을 비롯한 여러 고전을 선보입니다. 네 개의 극장에서 대규모 뮤지컬부터 로맨틱한 드라마까지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입니다. 여름과 가을 내내 다양한 행사가 열리므로 주말 나들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130년 예술사의 정점에서 몸으로 시를 쓰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된 세계 최고(最古)의 예술 축제입니다. 미술을 시작으로 1930년대에 음악, 영화, 연극 부문이 추가되었고 1980년에는 건축, 1999년에는 무용이 포함되며 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페스티벌로 발전했습니다. 그중 연극 부문인 비엔날레 테아트로는 1934년 창설되어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여름 베네치아에서 열리며, 젊은 예술가 발굴과 공동 창작, 학술 교류를 위한 ‘비엔날레 칼리지(Biennale College)’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2025년 제53회 비엔날레 테아트로는 영화배우 겸 연극인 윌렘 대포(Willem Dafoe)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Theatre is Body – Body is Poetry”라는 주제로 연극의 신체성과 서정성에 주목할 예정입니다.

눈밭에서 시작된 연극인의 기적, 루마니아 시비우를 세계 문화의 수도로!
유럽 3대 연극 축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1993년, 시비우 국립극장 배우였던 콘스탄틴 키리아크(Constantin Chiriac)와 동료 연극인들이 함께 “도시를 위한 축제”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시작했습니다. 첫 축제는 한겨울 눈 속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뱀파이어의 나라답게 당시 관객들은 뱀파이어의 공격에 대비해 마늘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시비우는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예술가와 관객이 모이는 ‘문화 순례’의 장이 되었습니다. 거리, 성당, 요새, 공장, 광장, 극장 등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됩니다. 피터 브룩, 로버트 윌슨, 미로 라우,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크리스티안 루파 등 세계적 연출가들이 참여했으며, 루마니아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세계와 연결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호수 위의 오페라, 거대한 무대에 피어나는 여름 예술의 정수!
매년 7-8월, 오스트리아 포어알베르크주 브레겐츠에서 열리는 오페라·음악·연극 축제입니다. 보덴 호수 위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무대(Seebühne)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공연이 압권입니다. 호수를 배경으로 거대한 무대장치와 첨단 기술, 웅장한 사운드가 결합되어 장관을 이룹니다.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Wiener Symphoniker)와의 협연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 ‘경이로운 무대 경험’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연극과 음악, 오페라 창작자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합니다. 매년 약 27만 명의 관객이 축제를 찾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 유일한 셰익스피어 전문 국제 연극제입니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폴란드 항구 도시 그단스크에서 개최되며, 무대에선 셰익스피어 희곡에 대한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재해석이 시도됩니다. 단순한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가 아니라 고전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공간과 기술이 어우러지며 전통과 젊음이 교차하는 21세기 셰익스피어 해석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