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토스코프, 에디슨이 발명한 최초의 영사 장치입니다. 동전을 넣으면 구멍을 통해 사람이나 사물의 움직이는 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재생 시간 20-30초, 찰나의 진기한 경험을 위해 기계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합니다. 1889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자극 받은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장치를 통해 최초의 영화를 상영한 게 1895년입니다. 이후 영화는 기술과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 역사가 150년이 채 안 됩니다.
희곡, 연극의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장 오래된 문학이고 예술입니다.
그런 연극이 사진술 발전, 영화 등장으로 느꼈을 위기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극은 언제나 현실의 반영, 사실의 재현이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사진, 영화가 포착하지 못하는 것들로 무대를 채우려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자연주의와 사실주의에 반발해 상징주의 연극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선두에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있었습니다. 대표작은 <파랑새>죠. 오늘 추천할 희곡은 마테를링크의 첫 희곡 <말렌 공주>입니다. 키네토스코프가 짧은 영상으로 대중의 환심을 사며 영화 등장과 흥행을 예비했던 188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무명작가의 데뷔작은 우연히 상징주의 거장 말라르메 손에 들어갑니다. 말라르메는 즉시 유명 평론가 미르보에게 작품을 추천했고, 미르보는 강렬한 필치로 작품평을 써 《피가로》지에 발표합니다. 이 평론으로 마테를링크는 단숨에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출발한 희곡은 모호함투성이입니다. 신비롭고 모호한 분위기는 이후 마테를링크의 작품 세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그 독창성을 인정한 한림원은 1911년 “시적인 작품으로 우리를 매료한, 전 세계적 작가이자 종경받는 작가” 마테를링크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