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예측할 때 문맥과 인물에 대한 파악은 필수다. 종이 타월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 그 이유를 알아야만 한다면 이유가 나올 때까지 듣기를 계속해야 한다. “기름때를 닦을 종이 타월이 필요해(I want some paper towels to clean up a spill).” 내가 뭔가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만이라면 이유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중도에 듣기를 멈춰도 된다. “기름때를 닦을 종이 타월이 필요해(I want some paper towels to clean up a spill).”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면?
배우가 대사를 듣지 않아도 될 때, 나는 대사를 지우고 없는 척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학생들이 멈추지 않고 다음 대사로 즉시 나아갈 것이고, 그건 대사들이 자연스러운 대화 상황에 완전히 오버랩될 거라는 걸 의미한다. 다음은 댄 렘스(Dan Remmes)의 <Three Tables>에서 발췌한 것이다. 아래 대화에서 바바라는 마이클의 대사를 들을 필요가 없다. 따라서 마이클과 대사를 주고받을 때 하나의 대사를 끝낸 뒤 마이클이 대사가 끝나자마자 이어서 바로 다음 대사를 말할 수 있다. 마이클의 ‘임펄스 큐’에 밑줄이 그어져 있으므로 마이클이 그 단어에 어떻게 반응해 말하기 시작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가 방금 말한 것을 바바라가 깨닫기도 전에 마이클은 대사를 끝마치고도 남는다.
Barbara: How come you never wanted to talk when I wanted to talk. God knows you never wanted to talk when the Giants were on television.
Michael: I sold the satellite dish. Barbara: Just sign the damn—you what? (78)
“모든 걸 들어야만 한다”면?
이런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휴지가 생긴다. 다음 문장이 예측되지 않을 때는 마지막 단어가 임펄스 큐다. 청자가 마지막 단어를 듣기 위해 기다린다면 당연히 다음 대사가 이어지기 전에 휴지가 생긴다. 극작가들은 휴지를 만들거나 피하는 방법을 의식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 상황을 쓴다. 다음은 <Three Tables>에서 발췌한 대화다. 임펄스 큐에는 밑줄을 쳤다.
(1) Barbara: Do you have any idea how embarrassed I was to be there alone? (2) Michael: I can’t apologize enough for that. (3) Barbara: That was the last straw. (4) Michael: It was for me too. If you can believe it, I absolutely thought I was right at the time. I was angry at you, and I was angry at my sister for scheduling a baptism during the fifth game of the semi-finals. (5) Barbara: And you think I was mad, your mother was ready to divorce you before I was. (6) Michael: I’ve been seeing a shrink. (👈😨😨) (7) Barbara: Come again. (91)
(5)번 대사까지 작가는 임펄스 큐 다음에 중요하지 않은 단어들을 배치해 배우들에게 다음 대사를 계획하고 (의도치 않은) 휴지를 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준다. (6)번 대사처럼 맨 마지막에 임펄스 큐가 나온다면, 바바라(그리고 청중)는 방금 들은 것을 처리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진다. 이때 생긴 휴지는 어떻게 할까. 뎀 렘스는 임펄스 큐의 배치를 통해 배우들이 “멈칫거릴 시간을 얻도록” 돕는다. 임펄스 큐 뒤에 다른 단어들이 따라 나오면 휴지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임펄스 큐가 대사 맨 마지막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휴지가 생긴다.
(작가는 임펄스 큐의 의도적인 배치를 통해 휴지를 없앨 수도, 만들 수도 있다.) |